인터넷은행 3사가 대환대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불리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에서 이같은 영업행태에 대해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문턱을 높이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전월세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약 31조3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6조6260억원) 보다 17.91%(4조7700억원) 증가한 규모다. 16조7400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로는 87.5%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증가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인가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보다 주담대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5대 금융지주 및 인터넷은행 3사 임원을 모아 가계대출 점검회의를 열어 특히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도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올라갔지만, 수익이 어디서 나왔는지 보면 기존 은행과 차별화하지 않은 주담대에서 수익이 났다”며 “이것이 원래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와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날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도 “인터넷은행이 가장 손쉽게 자산·수익을 성장시킬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인데, 대환은 다른 은행이 심사해서 이자 잘 내던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주면서 뺏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저희가 생각한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전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간접적으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영업에 제동을 거는 것은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3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1000억원 증가했다. 1조7000억 원 감소한 전월과 비교할 때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지난해 11월(5조4000억 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견인했다. 4월 주담대는 4조5000억 원 늘어나며 전월(5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인터넷은행 업계는 주담대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케이뱅크·카카오뱅크의 지난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분할상환방식·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는 각각 4.03%, 3.9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3.86%, 3.90%)과 비교해 각각 0.17%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평균금리 단순 평균은 4.29%에서 3.97%로 0.32%포인트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인터넷은행 주담대 금리 상승세와 관련 금융당국의 지적에 금리를 올렸을 것이란 해석이 많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전략적인 판단하에 금리 변동으로 대출 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며 “또한 매달 대출 취급 상황에 따라 금리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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