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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민생금융 지원을 위한 재원을 출연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부금은 서민금융진흥원의 대출상품인 햇살론뱅크, 햇살론15 등 실질적 금융지원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라 업계 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지난달 27일 은행권이 발표한 민생금융지원방안 자율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취약계층 금융지원을 위한 은행권과 서금원간 상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지난 22일 체결됐다. 9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카카오·광주)은 취약계층의 금융 수요 충족과 서민금융 지원체계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서금원의 고유 목적사업 재원으로 총 2214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출연 기부금은 서금원의 대출상품 햇살론뱅크, 햇살론15 등 실질적 금융지원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재원으로 폭넓게 사용된다.
은행권은 작년 12월 이후 2조1000억원+α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번 서금원 출연은 지난 2월부터 시행 중인 1조5000억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은행 공동 민생금융지원 프로젝트다. 출연금은 이번 협약에 참여한 9개 은행이 분담하며, 각 은행의 출연금은 은행별 자율프로그램 재원의 40% 수준으로 책정됐다.
KB국민은행은 서금원에 218억원을 출연해 사회취약계층의 금융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서민금융 공급체계의 안정적 유지를 지원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에도 서금원의 소액생계비 대출 재원 마련에 약 7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총 3721억원 규모의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참여 은행 중 가장 큰 규모로, 공통 프로그램인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캐시백’ 지원 3005억원과 자율프로그램 716억원으로 나뉘어 추진 중이다. 올해 2월 약 26만명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이자 캐시백 지원을 시작했으며, 지난 4일에는 자율프로그램 중 하나로 비대면 보증서대출 또는 신용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보증료 및 대출이자를 환급해주는 총 150억원 규모의 ‘KB소상공인 응원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신한은행은 상생금융 확대와 민생금융지원 자율프로그램 이행을 위해 서금원에 404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공동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금리 인하와 보증료 면제에 34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이번 서금원 기부금 출연을 포함하면 자율프로그램을 통한 서민·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금융지원 규모는 총 438억원이다. 민생금융지원 자율프로그램은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 프로그램 287억원 ▲미래세대 청년지원 프로그램 228억원 ▲사회 이슈 해결 동참 프로그램 141억원 ▲서금원 및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438억원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한 사업자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를 이용하는 사업자 고객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10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612억원을 출연하고 취약계층 금융 지원을 위한 상호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을 결정한 9개 은행 중 가장 큰 규모다. 하나은행의 민생금융 지원 자율 프로그램은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은행 자체 프로그램 938억원과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을 포함한 625억원 규모의 정책 지원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하나은행은 업무협약(MOU) 체결 후 이사회 등 내부 의결 절차를 거쳐 신속하게 집행할 예정이며, 동시에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을 제외한 951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 자율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MOU로 중저신용자에서 연체 및 연체 우려 차주까지 아우르는 민생금융 지원 체계가 강화되고, 민간과 공공의 협약을 통한 서민금융 시장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363억원을 출연한다. 제도권 금융 상품 이용이 어려운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보증과 대출 지원 등에 사용된다. 햇살론뱅크, 햇살론15 등 저소득, 저신용자 계층을 위한 서민금융 상품 공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은행은 총 2758억원의 민생금융 지원 계획을 수립해 지난 2월 185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및 개인 사업자 이자 캐시백을 실시했다.
더불어 지난 1일부터는 청년 및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계층 총 60만명을 대상으로 908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자율 프로그램을 수립해 중저소득자 신용 대출 첫 달 이자 캐시백, 청년 경제 자립을 위한 학자금 대출 상환금 지원 등도 속도감 있게 진행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생금융지원의 빠른 이행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이 사회 곳곳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저축은행에서마저 저신용자가 설 곳을 좁히고 있다.
저축은행은 법정최고금리가 2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진데다 연체율도 악화됐다. 이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줄이고 있어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 등 자산 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에서 나간 신규 신용대출 중 800점대 이상 차주 비중은 전체의 20.9%로 5분의 1을 차지했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SBI저축은행 31.42% △OK저축은행 26.34% △한국투자저축은행 18.99% △웰컴저축은행 14.06% △애큐온저축은행 13.49% 등을 보였다.
이들 5대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소액대출액은 3184억3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154억2000만원) 감소했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는 상품으로 금융취약계층의 긴급자금창구로 여겨진다. 소상공인, 저소득계층,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가 주 이용고객으로 생활비 등을 융통하기 위해 주로 이용한다.
올해 3월 기준 신용점수 500점 이하 저신용 차주에게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KB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세람저축은행, 스타저축은행 등 4곳에 불과했다. 2년 전(13곳, KB·OK·SBI·다올·애큐온·웰컴·세람·키움·BNK·고려·진주·스타·우리금융)과 비교하면 3분의 1로 축소됐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대출(사잇돌대출 제외) 규모는 6조1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9%(4조6244억원) 줄었다.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 건수도 39만1506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37.4%(23만4364건) 감소했다.
중금리대출은 금융회사가 신용 하위 50%인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다. 정부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2016년부터 중금리대출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민간 중금리 대출이 축소되지 않도록 금리 상한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저축은행들은 실적이 악화하고 연체율이 상승하자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여·수신 규모를 축소하면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55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이자비용 증가와 부동산 PF 대출 대손충당금 적립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건전성도 악화했다.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보다 3.14%포인트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 말 4.08%보다 3.64%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출로 마진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과거처럼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보수적인 입장에서 기존 여신 관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