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생 1호 자이언트 판다인 푸바오가 중국으로 옮겨지는 이별 장면이 에버랜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푸바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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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76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은행권 가계대출이 매달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1100조원을 돌파했다. 연 3% 후반까지 떨어진 금리 영향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된 영향이다. 반면 금리가 여전히 높은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 상환 규모는 매달 커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확대가 금융안정을 위협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2월 가계대출 잔액 1100兆…신용대출은 2.7조↓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한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10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보다 2조원 늘며 11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잔액이 1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다.
가계대출이 증가한 배경은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서다. 주담대는 지난해 2월 3000억원 감소에서 같은 해 3월 2조3000억원 증가로 전환했고, 11개월째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엔 7조원이나 증가했다. 이후 월별 증가액을 보면 ▲2023년 9월 6조1000억원 ▲10월 5조7000억원 ▲11월 5조7000억원 ▲12월 5조1000억원 ▲2024년 1월 4조9000억원 ▲2월 4조7000억원 등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와 주담대 증가액이 다소 줄긴 했지만 향후 다시 증가액이 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향후 대출 금리가 현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대출 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 수요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위기와 반대로 대출자들은 최근까지도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상환했다. 한은에 따르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월 들어 2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4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역대 2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 규모다.
이에 대해 한은은 2월에 명절 상여금 유입 등으로 발생한 가계의 여유자금이 신용대출 상환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가계들이 자금이 생기면 소비보다 신용대출 상환에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다.
신용대출은 2020년 3월 나타난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1년 말까지 초저금리 상황에서 급격하게 증가했다. 2021년 4월엔 한 달 만에 11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같은 달 주담대는 4조2000억원 증가한 것에 불과했다. 당시는 영끌을 통한 부동산과 주식 투자가 활발했던 시기로 대출자들이 자산 매입을 위해 신용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21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하자 기타대출은 같은 해 12월부터 매달 감소했고, 올해 2월엔 감소 규모가 더 커진 상황이다.
저축은행과 보험 등 2금융권 가계대출도 올해 2월 3조8000억원 감소했다. 전월 감소 폭보다 1조3000억원 확대됐다. 높은 금리 영향에 대출 상환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로 대출자들이 과거처럼 소득 수준을 벗어나 높은 금리의 대출을 신규로 받을 수 없는 영향도 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연체율 위기 우려가 많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현재의 대출 확대 모습을 우려스럽게 보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은 “대출 수준, 금융사 건전성 영향 제한적”
금융권에 따르면 3월 19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96~5.97%를 기록했다. 금리 하단과 상단이 20개월 만에 모두 3%, 5%대로 진입했다. 이는 준거 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62%로 전월보다 0.04%p 떨어졌다.
주담대 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상반기 이후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높고, 한은도 연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주담대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은행권에서는 주담대보다 금리 높은 신용대출이나 2금융권 대출의 상환이 지속한다면 총 가계대출 확대가 금융 불안정을 키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도 지난해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가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당융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대출 규제 완화 이후 이용자 중 고신용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는 906점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신용점수는 올해 각각 61점(835점→896점), 49점(854점→903점)씩 올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찌감치 중저신용대 대출을 억제해 온 토스뱅크(929점→919점)도 고신용자 대출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평균 신용점수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올해부터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가 완화됨에 따라 고신용자 중심으로 한 신용대출이 늘었기 때문인데, 올해부터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평잔 30% 이상으로 일원화했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금융당국이 매년 제시하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 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는 토스뱅크 44%,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였다. 지난해까지 말잔 기준 30%였던 신용대출 비중이 평잔 기준 30%로 바뀐 셈이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 중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은행은 카카오뱅크(30.4%)가 유일했다. 토스뱅크(31.5%)와 케이뱅크(29.1%)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조건완화로 인터넷은행들은 일제히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높여야 할 당위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기준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850~801점 (6.17%→6.56%) ▲800~751점 (6.79%→7.06%) ▲750~701점 (7.20→7.54%) ▲700~651점 (7.85→8.01%) 등으로 모든 구간에서 상승했다.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금리를 인상하고,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금리 역차별’ 현상은 일부 완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1월 기준 카카오뱅크 신용등급 901~950점의 대출금리는 6.24%였던 반면 801~850점의 금리는 6.17%였는데, 2월 기준으로는 신용등급 901~950점의 금리는 5.90%로 낮아지고, 4등급은 6.56%로 높아졌다.
인터넷은행들은 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4조3149억원인 관련 대출잔액을 내년 4조8193억원, 2025년 5조347억원, 2026년에는 5조2333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도 3조634억원, 2조1929억원 수준이었던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를 2026년 말에 4조7837억원, 2조7703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2026년 말까지 분기 단위로 대출공급과 대안신용평가모형 고도화 현황, 건전성 관리 계획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시 개선을 권고하는 등 관리·감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